2018년 봄, A씨는 쌍둥이 임신이라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임신 23주차에 조기자궁수축으로 태아가 당장이라도 태어날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A씨는 아기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약 70일간 입원 치료를 하였고 무사히 쌍둥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하지만 A씨의 걱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치료 과정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약제를 사용하였고 70여일간의 입원기간 동안 의료비가 4천 500만원이나 발생하였다. 설상가상으로 A씨의 남편 또한 불의의 사고를 당하였으나 완치되지 않은 채 A씨의 의료비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근을 강행하고 있는 막막한 상황이었다. A씨는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동분서주하며 알아보다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을 알게 되었고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저소득층 중증질환자에게만 지원이 될 것이라 생각한 A씨의 예상과 달리, 지원대상자로 선정되어 발생한 의료비 4천 500만원의 절반인 2천 100만원을 지원받아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게 되었다. A씨가 이렇게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4대 중증질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지원되었던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이 2018년부터 법제화가 되면서 소득하위 50%의 모든 질환자로 지원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 시행하였던 한시적 지원사업은 기준중위소득 80%이하 가구에게 평생 최대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을 하였다. 하지만 현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은 소득하위 50% 이하 가구가 연소득의 15%를 초과하는 의료비가 발생한 경우 연간 2천만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은 중산층 이상의 가구도 부담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의료비가 발생하거나, 의료비 기준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 개별심사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지원상한인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여 추가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도 심사를 거쳐 최대 1,000만원까지 추가지원 함으로써 마지막 의료 안전망 기능을 하고 있다. 이처럼 기준을 완화하고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A씨와 같은 일반 질환 환자에게도 지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지난해는 약 9,000여명의 사람들이 총 210억원의 지원을 받아 의료비 혜택을 받았다. 다만, 제도 이용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의료비, 미용․성형,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고가치료 등은 지원 제외하고 있으며, 민간보험 및 국가지자체 지원금을 받았을 경우에는 지원 금액에서 차감하고 있다.   

재난적의료비 지원신청은 퇴원 후 180일 이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국 지사에 할 수 있다. 또한 입원 중에도 지원 기준을 충족한다면 지원신청이 가능하다.